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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 설교

[2024년 송년 예배 설교] 골로새서 3장 12절-17절, 새 옷을 입은 사람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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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옷을 입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골로새서 3:12-17을 바탕으로, 그리스도인의 영적 성장과 변화를 '옷을 입는 행위'에 비유하여 설명하는 설교입니다. 일상에서 경험하는 옷 입기를 통해 그리스도인의 덕목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며, 특히 긍휼, 자비, 겸손, 온유, 오래 참음이라는 다섯 가지 덕목과 이를 완성하는 사랑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룹니다. 개인의 영적 성장뿐만 아니라 공동체적 실천방안까지 제시하는 실천적 설교입니다.

 

[2024년 송년 예배 설교] 골로새서 3장 12절-17절, 새 옷을 입은 사람들의 이야기
[2024년 송년 예배 설교] 골로새서 3장 12절-17절, 새 옷을 입은 사람들의 이야기

 

 

골로새서 3장 12절-17절, 새 옷을 입은 사람들의 이야기



도입

 

우리는 모두 특별한 날을 앞두고 새 옷을 고르던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첫 면접 날, 결혼식 날, 혹은 소중한 사람과의 첫 만남을 앞두고 옷장 앞에 서서 고민했던 그 순간들 말입니다. 새 옷을 입으면 우리의 걸음걸이도, 말투도, 심지어 생각하는 방식까지도 달라지는 것을 경험하신 적 있으실 겁니다.

 

얼마 전, 제가 섬기는 교회의 한 청년이 첫 직장 면접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평소 캐주얼한 옷차림을 즐기던 그가 처음으로 정장을 입고 거울 앞에 섰을 때, 그의 표정이 달라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구부정하던 어깨가 펴지고,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더해졌습니다. 새 옷이 그에게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한 것입니다.



본론

 

이처럼 우리가 입는 옷은 단순한 천 조각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우리의 행동 방식을 바꾸며, 때로는 우리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 사도 바울이 골로새 교회의 성도들에게 전하는 말씀도 바로 이러한 '옷'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바울이 이야기하는 옷은 실제로 입는 옷이 아닌, 우리의 영적인 옷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입어야 할 새로운 정체성의 옷입니다.

 

본론 1 : 새 사람의 옷장

사도 바울은 우리의 영적 옷장에 반드시 있어야 할 다섯 가지 옷을 소개합니다. 긍휼, 자비, 겸손, 온유, 오래 참음이라는 옷들입니다. 이것은 마치 우리가 가진 완벽한 영적 옷장과도 같습니다.

 

먼저 긍휼이라는 옷은 따뜻한 겨울 코트와도 같습니다. 이웃의 아픔을 보았을 때, 그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아파하는 마음입니다. 최근 우리 교회의 한 성도님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 많은 분들이 보여주신 그 따뜻한 마음이 바로 긍휼의 옷을 입은 모습이었습니다.

자비라는 옷은 편안한 운동복과도 같습니다. 남을 돕기 위해 언제든 움직일 수 있는 준비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누군가의 필요를 보았을 때 즉시 반응하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마음가짐입니다.

겸손이라는 옷은 기본적인 속옷과도 같습니다.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중요한 옷입니다. 이것이 없으면 다른 어떤 옷도 제대로 입을 수 없습니다.

온유함은 부드러운 실크 블라우스와도 같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대할 때 거친 말이나 행동이 아닌, 부드럽고 따뜻한 태도로 대하게 만드는 옷입니다.

마지막으로 오래 참음은 비 오는 날 입는 방수 점퍼와도 같습니다. 어려운 상황이 닥쳐와도, 관계가 힘들어져도 그 모든 것을 견딜 수 있게 해주는 옷입니다.

 

본론 2 : 사랑이라는 벨트

바울은 이 모든 옷 위에 가장 중요한 것을 더하라고 합니다.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더하라 이는 온전하게 매는 띠니라"(골 3:14). 사랑이라는 허리띠는 우리가 입은 모든 덕목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왜 바울은 사랑을 허리띠에 비유했을까요? 허리띠는 단순히 장식품이 아닙니다. 특히 고대 로마 시대의 허리띠는 전투복의 필수품이었습니다. 허리띠는 군인들의 갑옷을 고정시키고, 무기를 차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허리띠 없이는 아무리 좋은 갑옷도 제 기능을 할 수 없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사랑이 없는 덕목들은 쉽게 흐트러질 수 있습니다. 긍휼이 사랑 없이 행해지면 그것은 단순한 동정이 되고, 자비가 사랑 없이 행해지면 그것은 위선적인 자기만족이 됩니다. 겸손이 사랑 없이 행해지면 그저 열등감의 다른 표현이 되고, 온유가 사랑 없이 행해지면 나약함이 되며, 오래 참음이 사랑 없이 행해지면 그저 무기력한 인내가 되고 맙니다.

제가 아는 한 집사님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이 분은 교회에서 매주 차량 봉사를 하시는데, 한번은 새벽 예배에 오시는 어르신을 모시러 가는 길에 차가 고장 났습니다. 보통 같으면 당황하고 난처해할 상황이었지만, 이 집사님은 즉시 다른 성도님께 연락해서 대신 모시고 올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다음 주에도, 그다음 주에도 변함없이 새벽 차량 봉사를 계속하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사랑으로 매어진 섬김의 모습입니다. 단순한 책임감이나 의무감이었다면 아마도 한두 번의 어려움 후에 그만두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허리띠로 묶여있었기에, 그 섬김은 계속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더 나아가 바울은 우리에게 "그리스도의 평강이 너희 마음을 주장하게 하라"고 말씀합니다. 이는 우리가 입은 새 옷이 단순한 겉치레가 아니라, 우리 내면의 진정한 변화를 반영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그리스도의 평강이 우리 안에 있을 때, 우리는 진정으로 새 사람이 되어 이웃을 향한 참된 사랑을 실천할 수 있게 됩니다.

 

본론 3 : 함께 입는 옷

새 옷을 입었다고 해서 혼자만의 공간에 머무를 수는 없습니다. 바울은 우리에게 구체적인 공동체적 실천을 말씀합니다. "그리스도의 말씀이 너희 속에 풍성히 거하여 모든 지혜로 피차 가르치며 권면하고 시와 찬미와 신령한 노래를 부르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라"(골 3:16).

 

이것은 마치 패션쇼와도 같습니다. 패션쇼에서는 한 사람이 혼자 걸어 나오지 않습니다. 여러 모델들이 각자의 개성을 살린 의상을 입고 나와 하나의 컬렉션을 완성합니다.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인의 새 옷은 공동체 안에서 그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하게 됩니다.

저는 최근 우리 교회의 새벽기도회에서 이런 모습을 보았습니다. 한 젊은 자매가 암 투병 중인 어머니를 위해 기도를 요청했을 때, 성도들은 저마다 자신의 방식으로 반응했습니다. 어떤 분은 긍휼의 마음으로 눈물과 함께 기도했고, 다른 분은 자비의 마음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제안했습니다. 또 다른 분들은 찬양으로, 말씀의 묵상으로, 때로는 따뜻한 포옹으로 그 자매를 위로했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입은 새 옷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표현되지만, 모두가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하나가 됩니다. 시와 찬미와 신령한 노래는 우리의 마음을 하나로 묶는 끈이 되고, 서로를 향한 가르침과 권면은 우리를 더욱 성숙하게 만드는 거울이 됩니다.



우리 삶의 적용

 

이제 우리 각자에게 던져야 할 질문이 있습니다. "나는 오늘 어떤 옷을 입고 있습니까?" 혹시 지난주 내내 입었던 분노라는 낡은 옷을 아직도 입고 계신가요? 혹은 시기와 질투라는 곰팡이 핀 옷을 벗지 못하고 계신가요?

이번 한 주는 매일 아침마다 기도하며 옷을 골라 입어보면 어떨까요? 월요일에는 긍휼이라는 옷을 입고 주변의 아픔을 살피고, 화요일에는 자비라는 옷을 입고 누군가에게 구체적인 도움을 전하고, 수요일에는 겸손이라는 옷을 입고 나의 교만했던 모습을 돌아보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모든 옷을 입기 전에 사랑이라는 허리띠를 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차려입은 모습으로 교회와 일터, 그리고 가정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하는 것입니다.



결론

 

새 옷을 입은 사람은 새로운 삶을 살아갑니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우리는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 되어주고, 때로는 서로의 단추를 채워주며, 옷매무새를 바로잡아주는 관계가 되어야 합니다.

매일 아침 옷을 고르실 때, 이렇게 기도해보시면 어떨까요? "주님, 오늘 제가 입을 영적인 옷을 골라주세요. 그리고 그 옷이 주님의 향기를 전할 수 있게 해 주세요. 저 혼자가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입는 옷이 되게 해 주세요."

이제 우리 함께 새 사람의 옷을 입고, 서로를 위해 살아가는 아름다운 공동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가, 우리 가정이, 우리의 일터가 하나님의 사랑으로 가득한 패션쇼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함께 하는 기도

 

하나님 아버지, 오늘 우리에게 주신 새 옷을 감사드립니다. 긍휼의 마음으로 이웃의 아픔을 보게 하시고, 자비의 손길로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돕게 하소서. 겸손과 온유로 서로를 섬기며, 오래 참음으로 서로의 부족함을 품게 하소서. 무엇보다 주님의 사랑으로 우리의 모든 행실을 묶어주시고,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하는 아름다운 공동체가 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