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2장 8절부터 14절까지의 말씀은, 목자들이 들판에서 양을 지키다가 천사가 전한 소식을 듣고서 구유에 누워 계신 아기 예수님을 만나는 장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들이 예수님을 만났을 때, 천군과 천사들이 찬양하였습니다. 본문을 통독하고 주석과 해설을 참조하여 묵상하였습니다.
누가복음 2장 8절-14절, 주석과 해설 정리
누가복음 2장 8절
그 지역에 목자들이 밤에 밖에서 자기 양 떼를 지키더니
목자들이
당시 유대 사회의 여러 가지 직업들 중에서 목자라는 직업은 아주 천시되었다. 일반 사람들은 목자들을 믿을 수 없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목자들이 하는 일이란 유대인의 규례(規例)에 의하면 부정한 일로 간주되었다. 이 이야기를 살펴볼 때 명백한 것은 복음이 맨 먼저 그 당시에 사회적으로 천대를 받던 사람들에게 전해졌다는 사실이다. 누가는 그의 복음서에서 이 사실을 여러 번에 걸쳐 강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는 예수께서 양들을 위해 목숨마저 아끼지 않는 선한 목자처럼 인류를 위해 당신의 몸을 하나님께 제물로 바칠 어린양이심을(마 20:18, 요 1:29) 넌지시 암시한다. 한편, 이점과 관련하여 우리는 여호와께서 나단을 통하여 다윗에게 언약하는 내용(삼하 7:8)을 상기해볼 수 있다. 그 내용 중에는 여호와께서 다윗을 목장 곧 양을 따르는 데서 취하여 메시아의 선조가 되게 하시겠다는 약속이 나온다. 그리고 신구약에서 목자는 하나님 자신을 포함하여 하나님의 백성을 돌보는 자들을 상징적으로 가리킨다(시 23:1, 사 40:11, 렘 23:1-4, 히 13:20, 벧전 2:25, 5:2).
밤에 … 지키더니
‘지키더니’에 해당하는 ‘퓔라쏜테스’는 ‘파수하다’, ‘보호하다’의 뜻인 ‘퓔라쏘’의 복수 현재 능동 태형이다. 그리고 ‘밤에’에 해당하는 ‘테스뉴토스’는 ‘밤새워’란 뜻을 내포한다. 따라서 이 구절은 밖에서 여러 명이 교대로 밤을 새워 도둑이나 다른 들짐승들로부터 양 떼를 지키며 보호하는 일련의 행동을 묘사한다. 팔레스타인 지방에서 목자들은 4월부터 11월까지 이런 식으로 양 떼를 밖에서 방목(放牧)하였으며 겨울철에도 날씨가 춥지 않을 때에는 종종 그렇게 했다. 한편 본문상으로는 예수가 어느 철에 태어났는지에 관해서 아무런 언급이 없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예수께서 어느 철에 태어나셨나 하는 점보다는 예수께서 이 땅에 오신 사실 그 자체이다.
누가복음 2장 9절
주의 사자가 곁에 서고 주의 영광이 그들을 두루 비추매 크게 무서워하는지라
주의 영광
‘영광’(돝사)은 영원하고 거룩하신 하나님의 존재양식 중 하나이며 그분의 임재를 나타내는 가시적 표현이기도 하다. 또한 ‘독사’는 하나님과 그리스도와의 관계를 묘사하는 표현 속에서도 흔히 등장한다(9절, 9:31, 32, 행 22:11, 계 15:8). 그리스도께서는 아버지의 영광에 의해 다시 살아나셨으며(롬 6:4) 영광 속으로 올리워 지셨고(딤전 3:16) 지금도 영광의 우편에 계신다(행 7:55). 또한 영광이 하나님께 돌려지듯이 그에게도 돌려진다(2:14, 히 13:21). 따라서 그는 영광의 주님이시다(고전 2:8, 약 2:1). 나아가 우리의 종말론적 소망(사 40:5)은 위대하신 하나님과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이 나타나는 것이다(딛 2:13). 그런데 이러한 것들은 대부분이 부활하신 그리스도에 대한 언급들이나 본 구절에서 그의 출생 시에 영광이 드러난 것은 그가 하늘로부터 왔음을 진작부터 말해주는 것이며 요한복음에서도 또한 성육신하신 그리스도의 영광을 언급하고 있다(요 1:14, 2:11, 11:40). 그리스도께서 영광에 들어가는 것은 십자가를 통해서이다(요 13:31).
두루 비추매(페리엘람프센)
이 단어는 ‘페리’(’주위에’)와 ‘람포’(’비취다’)의 합성어로서 ‘빛에 완전히 쌓인 상태’를 뜻한다. 때때로 하나님의 영광은 찬란한 빛의 모습으로 드러난다. 이것은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는 것으로 유대 민족들 가운데서는 ‘세키나’로서 알려져 있다. 이는 매우 희고 밝게 빛나는 구름의 형태를 띠고 나타나는 것으로 구약성경의 여러 곳에서 언급되고 있다(출 24:16, 왕상 8:10, 사 6:1-3, 행 7:55).
누가복음 2장 10절
천사가 이르되 무서워하지 말라 보라 내가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너희에게 전하노라
온 백성
이 말이 가리키는 대상은 이스라엘 백성이다. 그러나 천사를 통해 전달된 복음의 메시지는 이스라엘이라고 하는 민족적 울타리를 넘어 세계 만민에게 개방된 것이다. 다시 말해서, 유대 백성에게 복음의 기쁜 소식이 먼저 전달된 것은 그들을 통해 온 인류에게 전해지게끔 하고자 함이었다. 이러한 소식은 이 복음의 메시지를 접할 대상이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14절)과 ‘이방’(32절) 에로 확대(擴大)된다는 점을 통해서도 잘 나타난다.
좋은 소식을 … 전하노라(유앙겔리조마이)
이 단어는 ‘기쁜 소식을 전파하다’의 뜻이며 히브리어로는 ‘바사르’에 해당한다. 이 히브리어는 단순히 ‘메시지를 전달하다’는 뜻을 나타냄은 물론이나 승리의 기쁜 소식을 전한다는 의미로도 자주 사용된다(삼하 4:10, 왕상 1:42). 이 용어는 특히 사 40장 이하에서 의미심장하게 사용되었으니 여기서 사자는 시온에 이르러 구원의 시대를 시작하시는 하나님의 전 세계적인 승리를 선포한다(사 40:9, 41:27, 52:7). 한편 본문에서의 ‘좋은 소식’ 이란 곧 그리스도의 탄생 소식을 가리킨다.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신 사실 자체가 기쁜 소식이며, 그리스도의 전 생애는 곧 복음이라 할 수 있었다.
누가복음 2장 11절
오늘 다윗의 동네에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으니 곧 그리스도 주시니라
다윗의 동네. 베들레헴(4절 주석 참조)
메시아는 다윗의 동네 곧 베들레헴에서 탄생하리라 예언되었다. 여기서 베들레헴을 ‘다윗의 동네’라고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은 메시아의 오심과 관련된 모든 약속들을 기억나게 하고 그와 관련된 예언의 성취를 암시하기 위함이다.
구주(소테르)
헬라어 ‘소테르’는 신약 성경에서 드물게 나타나며 그것도 누가와 바울에 의해서만 주로 사용된 표현이다(행 5:31, 엡 5:23, 딤후 1:10). 이는 하나님을 구원자로 표현하는 것과 맥을 같이하는 바(1:47, 삼하 22:3, 시 49:26), 예수께서 죄악에 찌든 세상과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오신 분임을 뜻한다.
그리스도 주
‘그리스도’는 마 1:1 주석에서 설명된 바처럼 인류 구속의 대사명과 관련되는 주님의 직능적 명칭이며, ‘주’(헬, 퀴리오스)는 여호와 하나님을 지칭한다. 예수는 영원 전부터 그리스도와 주로 예정되었으며(엡 1:4, 3:11, 골 4:3), 본체상으로는 영광과 찬양과 경배를 받으실 하나님의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죄와 죽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성육신하셨으며, 성령의 기름부음을 받은 자로서 자기 백성들을 위한 왕과 제사장 그리고 선지자의 역할을 감당하신 것이다.
누가복음 2장 12절
너희가 가서 강보에 싸여 구유에 뉘어 있는 아기를 보리니 이것이 너희에게 표적이니라 하더니
강보에 싸여 … 표적이니라
아이를 낳으면 어머니는 긴 옷감으로 아기를 포근히 감싸준다. 그렇게 함으로써 새로 태어난 아기를 따뜻하게 하고 병으로부터 보호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아기 예수가 강보에 싸여 구유에 놓여있다는 것은 특별한 표적이라고 언급된다. 그것은 다음 세 가지 면에서 표적이 되었다. (1) 천사가 목자들에게 예언한 시기의 장소에서 한 아기가 태어났다. (2) 그들에게 전달된 기쁜 소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3) 기름부음 받은 자 곧 그리스도로서의 특별한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 지극히 비천한 자리에까지 낮아지셨다. 한편 겔 16:1-5에는 예루살렘이 이방의 부모에게서 태어나 아무렇게나 내던져진 불쌍한 아기로 묘사되었거니와, 예수는 이와 같은 가련한 상태에 놓인 이스라엘과 나아가 온 인류를 구원하고 돌보시기 위해 스스로 비천한 자리(구유)에 누이셨던 것이다.
누가복음 2장 13절
홀연히 수많은 천군이 그 천사와 함께 하나님을 찬송하여 이르되
수많은 천군이 … 찬송하여
두 세 사람의 증거로도 어떤 사실의 진정성을 입증할 수 있었거니와(마 18:16) 여기서는 수많은 천군이 한 목소리로 하나님을 찬양하며 하나님의 아들을 증거하고 있다. ‘천군’에 해당하는 ‘스트라티아’은 구약 성경에서 종종 천체(henvenly bodies)를 가리키나(느 9:6), 여기서는 일군(一群)의 천사들을 가리킨다(시 103:21).
누가복음 2장 14절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하니라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이 이야기에서 절정을 이루는 내용이다. 그리스도의 등장이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 이유는, (1) 하나님의 영윈 하신 신성과 영광이 그리스도 안에 충만히 거하고 또한 그를 통해 확연히 나타나기 때문이다(요 1:14). 이런 맥락에서 그리스도를 본 자는 곧 하나님을 보았다고 할 수 있다(요 14:9). (2)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찬양과 경배로써 하나님께 영광과 존귀를 돌릴 것이기 때문이다(고후 1:20). (3) 그리고 하나님이 그 영원하신 섭리에 따라 인생과 세상 만물을 향해 이루고자 하신 계획을 그리스도를 통해 완수하시게 되기 때문이다.
땅에서는 … 평화로다
그리스도의 오심이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 중에 평화인(and on earth peace to men on whom his favor rest, NIV) 것은, (1) 그리스도의 중재와 대속으로 인해 하나님과 사람들 간의 막혔던 장벽이 제거되고 화해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엡 2:14). 그리스도를 모르는 자들은 본질상 진노의 자식으로서 하나님과 원수 관계에 놓여있으므로 늘 불화의 다툼의 수렁에서 허덕이지만, 하나님과의 근본적 화해를 이룬 사람은 세상이 알지 못하는 놀라운 평강을 선물로 소유하게 된다(요 14:27). (2) 그리스도의 역사로 말미암아 세상의 모든 죄악이 제거되고 사람들 간에 화해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엡 2:16-18). 여기 언급된 평화는 메시아의 도래와 관련된 총체적 축복과 구원을 지칭한다고도 볼 수 있다. 예수는 평강의 왕으로서(히 7:2), 당신의 공생애를 백성들의 평강을 위해 보내셨으며(7:50, 8:48) 그 평강을 위한 사역은 십자가상에서 절정에 달했다.
'신약성경 주석 및 해설 > 42 누가복음 주석 및 해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누가복음 2장 22절-40절, 주석과 해설 정리 (1) | 2022.10.03 |
---|---|
누가복음 2장 15절-21절, 주석과 해설 정리 (0) | 2022.10.02 |
누가복음 2장 1절-7절, 주석과 해설 정리 (1) | 2022.09.30 |
누가복음 1장 67절-80절, 주석 및 해설 정리 (1) | 2022.09.30 |
누가복음 1장 57절-66절, 주석 및 해설 정리 (2) | 2022.09.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