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어진 설교문은 2025년 4월 9일 수요기도회 설교로, 에스겔 36장 25절-28절 말씀을 바탕으로 '부드러운 마음'을 가지라는 주제를 다룹니다. 설교는 서론, 본론(굳은 마음의 실상, 새 마음과 새 영의 약속, 회복된 관계), 결론 및 기도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핵심 요약과 삶의 실천 사항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에스겔 36장 25절-28절, 부드러운 마음을 구하는 기도
서론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는 분주하고 때로는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의 마음이 얼마나 쉽게 굳어지고 무뎌지는지를 경험합니다. 상처와 실망, 세상의 거친 파도 속에서 처음 가졌던 순수하고 따뜻한 마음을 지키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마치 오랫동안 비를 맞지 못해 딱딱하게 굳어버린 땅처럼, 우리의 마음도 하나님의 은혜의 단비가 없이는 사랑과 긍휼을 잃고 완고해지기 쉽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본문의 말씀은 이러한 우리에게 놀라운 희망과 약속을 선포합니다. 이 말씀은 바벨론 포로 생활이라는 깊은 절망 속에서 신음하던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신 하나님의 회복 메시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죄와 불순종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거룩한 이름을 위하여 그들을 정결하게 하시고 완전히 새롭게 하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그 약속의 핵심은 바로 외적인 환경의 변화뿐 아니라, 근본적인 내면의 변화, 즉 '새 마음'과 '새 영'을 주시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돌같이 굳은 마음을 제하시고, 살처럼 부드러운 마음을 주시기를 원하십니다. 이것이 오늘 우리가 붙잡아야 할 하나님의 간절한 소망이자 약속입니다.
본론
우리는 성경 속에서 이 '부드러운 마음'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인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바로 다윗 왕입니다. 그는 처음에는 하나님 마음에 합한 자로, 하나님을 향한 뜨겁고 부드러운 마음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왕의 자리에 오른 후 밧세바와의 범죄와 우리아 살인이라는 끔찍한 죄를 저지르면서 그의 마음은 돌처럼 굳어졌습니다. 죄책감과 두려움 속에서 그는 하나님의 음성에 둔감해졌고, 선지자 나단의 책망 앞에서조차 자신의 죄를 깨닫지 못하는 완악함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나단의 지적을 통해 자신의 죄를 깊이 깨달은 다윗은 처절하게 회개하며 하나님께 나아갑니다.
시편 51편에서 그는 "하나님이여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내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라고 부르짖습니다. 그는 자신의 힘으로는 결코 이 굳은 마음을 바꿀 수 없음을 알고, 오직 하나님의 은혜만이 자신을 정결하게 하고 부드러운 마음을 회복시킬 수 있음을 고백한 것입니다. 다윗의 이야기는 우리 역시 죄와 세상의 유혹 속에서 마음이 굳어질 수 있지만, 진정한 회개와 하나님의 은혜를 통해 얼마든지 부드러운 마음을 회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예시입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가 다윗처럼 우리의 굳은 마음을 내어놓고, 그분이 주시는 새롭고 부드러운 마음을 간절히 구하기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첫째, 굳은 마음의 실상과 하나님의 정결케 하심
성경은 우리의 타락한 본성이 가진 마음을 '굳은 마음', 히브리어 원어로는 '돌 같은 마음(lev ha-even)'이라고 표현합니다. 돌의 속성을 생각해 보십시오. 차갑고, 딱딱하고, 생명이 없고, 외부의 자극에 반응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돌 같은 마음은 하나님의 말씀과 사랑에 무감각하고, 성령님의 세미한 음성에 귀를 닫습니다. 완고하고 고집스러우며, 자신의 생각과 뜻을 굽히려 하지 않습니다. 용서하기보다 판단하고, 사랑하기보다 미워하며, 긍휼히 여기기보다 냉담하게 외면합니다. 혹시 우리의 모습 속에도 이러한 굳은 마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지는 않습니까? 배우자나 자녀의 작은 실수에도 쉽게 분노하고, 공동체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며,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서도 계산기를 두드리며 망설이는 모습 말입니다. 이처럼 굳은 마음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며, 우리 삶의 기쁨과 평안을 앗아가는 주범입니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하나님은 우리의 이 절망적인 상태를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그분은 먼저 우리의 더러움을 씻어 정결하게 하시는 작업을 시작하십니다. 25절은 "맑은 물을 너희에게 뿌려서 너희로 정결하게 하되 곧 너희 모든 더러운 것에서와 모든 우상 숭배에서 너희를 정결하게 할 것이며"라고 약속합니다. 여기서 '맑은 물'은 죄를 씻는 하나님의 강력한 능력을 상징합니다. 마치 더러워진 옷을 깨끗한 물로 빨아 새롭게 하듯, 하나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의 공로를 통해 우리의 모든 죄와 허물, 우상 숭배의 더러움까지도 깨끗하게 씻어주십니다. 이 정결케 하심은 우리의 노력이 아닌,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이며 주권적인 역사입니다. 우리가 새 마음을 받기 위해서는 먼저 이 하나님의 정결케 하시는 은혜 앞에 겸손히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의 죄를 고백하고, 그리스도의 보혈로 씻음 받기를 간절히 구할 때, 하나님은 우리를 깨끗하게 하시고 새 마음을 담을 준비를 시키십니다.
둘째, 새 마음과 새 영의 약속
하나님의 정결케 하시는 은혜 다음에는 더욱 놀라운 약속이 이어집니다. 26절과 27절입니다. "또 새 영을 너희 속에 두고 새 마음을 너희에게 주되 너희 육신에서 굳은 마음을 제거하고 부드러운 마음을 줄 것이며 또 내 영을 너희 속에 두어 너희로 내 율례를 행하게 하리니 너희가 내 규례를 지켜 행할지라." 하나님은 단순히 우리의 죄를 씻어주시는 것에서 그치지 않으시고, 우리의 존재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마치 숙련된 외과 의사가 병든 심장을 제거하고 건강한 심장을 이식하듯, 하나님은 우리의 쓸모없고 완악한 '돌 같은 마음'을 제거하시고, 그 자리에 '부드러운 마음(לב בשר)' 즉, '살 같은 마음'을 주시겠다고 하십니다.
'살 같은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요? 살아있는 살은 따뜻하고, 부드러우며, 외부의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작은 상처에도 아픔을 느끼고 피를 흘립니다. 이처럼 '부드러운 마음'은 하나님의 말씀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성령님의 인도하심에 기꺼이 순종하는 마음입니다. 다른 사람의 아픔에 공감하고 함께 울어줄 줄 아는 긍휼의 마음이며, 쉽게 상처받을 수도 있지만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빠르게 회복되는 탄력성을 가진 마음입니다.
또한, 이 부드러운 마음은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새 영', 바로 당신의 영이신 성령님을 우리 안에 두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우리 안에 내주하시는 성령님이야말로 우리가 이 부드러운 마음을 가지고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힘과 능력을 주시는 분입니다. 성령님은 우리를 가르치시고, 깨닫게 하시며, 우리가 하나님의 법도를 즐거이 행하고 그분의 규례를 지킬 수 있도록 끊임없이 도우십니다. 그러므로 부드러운 마음은 성령 충만의 결과이며, 성령님과의 깊은 교제 속에서 날마다 새롭게 경험되는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셋째, 부드러운 마음의 결과: 회복된 관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부드러운 마음과 새 영을 주시는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일까요? 바로 하나님과의 깨어진 관계를 회복하고, 그분과 깊은 사랑의 교제를 나누는 것입니다. 28절은 그 결과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내가 너희 조상들에게 준 땅에서 너희가 거주하면서 내 백성이 되고 나는 너희 하나님이 되리라." 이것은 하나님과 이스라엘 사이에 맺어졌던 언약 관계의 회복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과거 이스라엘은 굳은 마음 때문에 하나님께 불순종했고, 그 결과 언약은 깨지고 약속의 땅에서 쫓겨나는 심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하나님께서 주시는 부드러운 마음과 성령의 능력으로 그들은 다시 하나님의 백성이 되어 약속의 땅, 즉 하나님의 임재와 통치 안에 거하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들의 하나님이 되어 주시고, 그들은 하나님의 사랑받는 백성으로서 그분과 친밀한 교제를 누리게 될 것입니다.
이 회복된 관계는 단지 하나님과의 관계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하나님으로부터 부드러운 마음을 받은 사람은 자연스럽게 이웃과의 관계에서도 그 부드러움을 나타내게 됩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용서를 경험한 사람은 다른 사람을 더 쉽게 용서하고 사랑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긍휼 하심을 아는 사람은 고통받는 이웃을 외면하지 않고 기꺼이 손을 내밀어 돕게 됩니다. 비판과 정죄 대신 이해와 격려의 말을 건네고, 냉담함 대신 따뜻한 위로를 전하게 됩니다. 이처럼 부드러운 마음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는 가장 큰 계명을 실천하는 통로가 되며, 우리가 속한 가정과 교회, 그리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능력의 원천이 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부드러운 마음을 주시는 이유는, 바로 이 사랑의 관계를 회복하고 확장시키기 위함입니다.
삶의 실천 사항
오늘 말씀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부드러운 마음이 얼마나 귀하고 필요한 것인지를 깨달았습니다. 그렇다면 이 부드러운 마음을 우리의 일상 속에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나타내며 살아갈 수 있을까요? 한 가지 실천 사항을 제안합니다. 바로 "매일 의식적으로 성령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만나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부드러움을 한 가지씩 실천하기"입니다. 아침에 눈을 뜰 때, "성령님, 오늘 저의 굳어지려는 마음을 만져주시고, 하나님의 부드러운 마음으로 채워주세요. 만나는 사람들에게 그 부드러움을 나타낼 수 있도록 지혜와 용기를 주세요"라고 기도하십시오. 그리고 하루 동안 만나는 가족, 동료, 이웃들에게 구체적인 행동으로 그 부드러움을 표현해 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비판적인 말이 나오려 할 때 잠시 멈추고 격려의 말로 바꾸어보기, 상대방의 이야기를 판단 없이 끝까지 경청해주기, 작은 친절(미소, 감사 표현 등)을 베풀기, 상처 주는 말 대신 따뜻하고 온유한 언어를 사용하기(마치 저의 다짐처럼 말입니다!), 용서하기 어려운 사람을 위해 조용히 축복하며 기도해 주기 등이 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어려울 수 있지만, 성령님을 의지하며 꾸준히 실천할 때, 우리의 마음은 점점 더 하나님의 마음을 닮아 부드러워지고, 우리의 삶과 관계는 놀랍게 변화될 것입니다.
결론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의 굳은 마음을 부드러운 마음으로 바꾸시는 것은 오직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 놀라운 일입니다. 이것은 노력이나 수행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그분의 은혜를 구할 때 주어지는 선물입니다. 오늘 에스겔의 말씀을 통해 우리 각자의 마음을 돌아봅시다. 혹시 돌처럼 굳어진 부분은 없습니까?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그 약속을 붙드시기 바랍니다. 날마다 성령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우리 안에 창조된 부드러운 마음을 잘 가꾸어 나갑시다. 그 부드러운 마음으로 하나님을 더욱 깊이 사랑하고, 우리의 이웃들에게 그리스도의 따뜻한 사랑을 흘려보내는 복된 삶을 살아가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함께 하는 기도문
사랑과 은혜가 풍성하신 하나님 아버지, 오늘 저희에게 에스겔의 말씀을 통해 굳은 마음을 제하시고 부드러운 마음을 주시겠다는 놀라운 약속을 상기시켜 주시니 감사합니다. 저희의 완악하고 무뎌진 마음을 주님 앞에 내려놓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정결하게 씻어 주시고, 돌 같은 마음을 제하여 주시옵소서. 약속대로 저희 안에 살처럼 부드러운 새 마음과 새 영, 성령님을 충만히 부어 주시옵소서.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날마다 부드러운 마음을 가꾸어 하나님을 더욱 사랑하고 이웃을 섬기며 살아가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